그립스피드’ 알아야 볼 멀리 보낸다
2006-01-17 00:00:00‘그립스피드’ 알아야 볼 멀리 보낸다…임팩트직전 그립빠르기
[파이낸셜뉴스 2006-01-16 18:33]
“그립스피드라는 게 있어?”
흔히 클럽 헤드의 속도를 뜻하는 헤드스피드 또는 스윙스피드는 들어봤어도 그립스피드라는 용어는 골퍼들에게도 생소하다. 그러나 골프클럽은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이기 때문에 새로운 신제품이 쏟아져 나올 때마다 새로운 과학기술도 함께 소개된다.
가장 최근에 나온 이론 중의 하나가 그립스피드다. 일본 용품회사인 PRGR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개한 이론이다. PRGR는 지금은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헤드스피드 이론을 20년 전 맨 처음 제기했던 회사다.
헤드스피드 이론의 따르면 비거리는 자신의 헤드스피드에 약 5.5를 곱하면 된다. 도식으로는 ‘비거리(m)≒헤드스피드(㎧)×5.5’다. 예를 들어 초속 40㎧(시속 약 89마일)의 헤드스피드를 가진 사람의 비거리는 대략 220야드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그립스피드는 뭘까. 말 그대로 임팩트 직전 그립부분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느냐를 말한다. PRGR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같은 헤드스피드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립스피드는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헤드스피드가 초속 46m인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 사람의 그립스피드는 초속 7m인 반면 다른 사람은 초속 3m밖에 안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느린 사람의 경우에는 초속 2m 정도에 불과하지만 빠른 사람의 경우에는 초속 10m 정도다.
그립스피드가 다르면 클럽의 움직임도 다르다. 그립스피드가 빠른 골퍼의 경우에는 클럽을 휘두르는 회전 반경이 넓고 임팩트 직전 그립은 거의 직선 방향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그립스피드가 느린 골퍼는 클럽의 회전 반경이 작고 임팩트 직전 그립은 곡선을 그리며 움직인다. 이러한 차이가 헤드와 샤프트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한 일.
때문에 그립스피드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클럽을 골라야 최대의 비거리와 방향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PRGR측의 설명이다.
그립스피드가 빠른 골퍼에게는 헤드의 무게 중심이 깊은 제품이 좋다. 여기에 버트(그립쪽 샤프트 부분) 부분이 강한 샤프트를 사용해야 좋은 스윙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그립스피드가 상대적으로 느린 사람은 헤드의 중심거리가 짧고 팁(헤드쪽 샤프트 부분) 부분이 강한 샤프트를 장착한 클럽을 사용해야 한다.
PRGR는 오는 2월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그립스피드 측정기도 각 매장에 비치해 골퍼들의 클럽 선택을 도울 예정이다.
헤드스피드 이론처럼 그립스피드도 몇년 후 보편적인 이론이 될지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골퍼들이 수없이 많은 볼을 때리며 연습을 하는 것만큼이나 클럽제조업체들도 보다 똑바로, 보다 멀리 볼을 날릴 수 있는 클럽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 freegolf@fnnews.com 김세영기자